농구 경기와 관련 글을 보다 보면, "포인트가드", "센터", "스윙맨" 같은 단어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농구를 막 접한 사람이라면, 이 포지션들이 무슨 의미인지 헷갈릴 수 있다.
사실 NBA에서는 선수들이 맡는 역할에 따라 포지션이 나뉘어 있고,
이 포지션을 이해하는 순간, 농구 경기가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 글에서는 전통적인 포지션부터 현대 농구에서 포지션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경기 스타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쉽게 풀어보려 한다.
전통적인 포지션

농구가 처음 등장했을 때, 전통적인 포지션은 가드(Guard)-포워드(Forward)-센터(Center)로 나뉘었다.
그 기준은 아주 단순했는데, "선수의 키와 체격, 그리고 위치"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가드는 팀에서 가장 작고 빠른 선수가 맡았다. 공을 운반하고, 패스를 통해 팀의 공격을 조율해야 했기에 빠른 발과 넓은 시야가 필수 조건으로 꼽혔다.
포워드는 가드보다는 크고, 센터보다는 작은 중간 체격을 가진 선수가 맡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 관여하는 다재다능한 역할을 맡았는데, 현대 농구의 스윙맨과 역할이 비슷했다.
센터는 팀에서 가장 키가 크고 힘이 센 선수가 맡았다. 골밑을 지키고, 리바운드를 따내며,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것이 주 임무였다.
이렇게 단순한 구조는 농구가 빠르게 조직화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 수준이 높아지고, 전략/전술이 발달하며 경기가 복잡해지자, 가드와 포워드 안에서도 역할이 세분화 되기 시작했다.
세부적인 포지션

농구가 진화하면서, 단순히 크기만으로 포지션을 나누는 시대는 끝났다. 선수들이 맡는 역할이 더 구체적이고 전문화 되었기 때문이다.
▶️ 포인트 가드 (Point Guard, PG)
'코트 위의 감독'이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으며, 공을 운반하고 공격을 설계하며, 팀의 전체 리듬을 조율한다. 패스 능력과 경기를 읽는 시야, 그리고 침착함이 중요시 된다.
뛰어난 포인트 가드가 있는 팀은 쉽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그만큼 경기를 진두지휘하는 데 특화된 포지션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NBA에서 대표적인 포인트 가드로는 매직 존슨과 스테픈 커리, 크리스 폴이 있다.
▶️ 슈팅 가드 (Shooting Guard, SG)
'코트 위의 저격수'라는 별명이 가장 잘 어울리는 포지션이다. 슈팅 가드는 3점슛, 중거리슛, 돌파 등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을 책임진다. 순간적으로 수비를 따돌리는 움직임과 정확한 슛 능력이 중요하며, 공격력이 뛰어난 슈팅 가드는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뒤집을 수 있다.
포인트 가드가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뛰어난 슈팅 가드는 지고 있는 게임을 이기게 만들 수 있다. NBA에서 대표적인 슈팅 가드로는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가 있다.
▶️ 스몰 포워드 (Small Forward, SF)
'코트 위의 팔방미인'이라고 불리는 포지션이다. 스몰 포워드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 능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 볼을 운반하거나, 슛을 시도하거나, 수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심지어 리바운드도 참여해 골밑 싸움에 힘을 싣기도 한다.
높은 운동능력과 다양한 스킬셋을 가진 선수들이 주로 맡으며, 가장 다재다능함을 발휘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포지션 간 경계가 무너진 현대 농구에서는 스몰포워드가 팀의 에이스가 되는 경우도 많다. NBA에서 대표적인 스몰포워드는 르브론 제임스, 래리 버드가 있다.
▶️ 파워 포워드 (Power Forward, PF)
'코트 위의 파수꾼'으로 불리기도 한다. 본래 센터의 역할을 보좌하는 포지션으로, 스몰포워드보다 크지만 센터보다 작은 선수가 맡았다. 리바운드를 따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골밑에서 몸싸움을 거리낌없이 수행할 허슬 플레이와 투쟁심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파워포워드 포지션의 선수들은 보통 호승심이 강한 선수들이 많다. NBA에서 대표적인 파워포워드는 팀 던컨, 케빈 가넷이 있다.
▶️ 센터 (Center, C)
'골밑의 지배자'로 불리는 포지션이다. 센터는 리바운드, 블록슛, 골밑 득점 등 페인트존(골밑) 안에서의 모든 플레이를 책임진다. 전통적으로 힘이 가장 세고 체격이 큰 선수들이 맡았다.
가장 득점 확률이 높은 골밑에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는, 수비 최후의 보루였다. "농구는 센터놀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강한 센터가 팀에 끼치는 영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NBA에서 대표적인 센터는 샤킬 오닐, 하킴 올라주원이 있다.
현대 포지션
NBA는 시대가 흐르면서 점점 더 빠르고, 자유로운 플레이를 지향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과거처럼 고정된 역할에만 머무르던 포지션 체계는 점차 무너지고, "할 수 있는 플레이로 역할을 나누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했다.
이것이 바로 현대 농구에서 자주 언급되는, 볼 핸들러 - 스윙맨 - 빅맨 구분이다.
▶️ 볼 핸들러 (Ball Handler)
'공격의 시동을 거는 조종사' 라고 할 수 있다. 볼 핸들러는 포인트 가드의 전유물이었으나, 포워드 혹은 센터임에도 가드 못지 않은 볼 핸들링을 지닌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볼을 잘 다루는 모든 선수가 볼 핸들러가 될 수 있다.
특히 키가 2m가 넘는 루카 돈치치, 르브론 제임스 등 장신 선수들도 볼 핸들러 역할을 맡고 있다. 공격의 시작과 방향을 결정 하는 만큼, 뛰어난 볼 핸들러의 존재는 팀의 공격 스타일과 퀄리티를 결정 짓는다.
▶️ 스윙맨 (Swingman)
'포지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만능병기'다. 슈팅 가드와 스몰 포워드의 특성을 동시에 가진 선수로, 외곽슛부터 돌파, 수비, 리바운드 등 폭넓게 소화할 수 있다.
가장 다재다능한 역할인 만큼, 스윙맨이 갖는 강점은 유연함이다. 가드처럼 볼을 다루고, 포워드처럼 몸을 부딪히며 수비를 맡는다. 득점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득점 사냥에 나서는 킬러 본능도 가지고 있다. 뛰어난 스윙맨의 존재는 팀의 공격과 수비 양쪽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현대 NBA에서 완성형 스윙맨으로 평가받는 선수는 카와이 레너드가 있다.
▶️ 빅맨 (Big Man)
'골밑을 지키고, 코트를 넓히는 거인'이다. 전통적으로 빅맨은 센터와 파워포워드가 맡던 골밑을 주로 활동했지만, 현대 농구의 빅맨은 골밑 뿐만 아니라 외곽슛, 패싱 게임까지 요구받는다.
특히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빅맨이 점차 늘어감에 따라 코트의 간격은 더욱 넓어지게 되면서 공격 전술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골밑에서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빅맨은 더이상 NBA에서 통하지 않는다. 뛰어난 빅맨의 존재는 팀의 전술 자체를 바꿔놓는다.
덴버 너기츠에서 뛰고 있는 '현대 빅맨의 완성형' 니콜라 요키치는 그의 특별함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포지션 변화에 따른 플레이 스타일 변화
NBA 농구는 더 이상 고정된 역할 속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모든 선수가 볼을 다루고, 슛을 하고, 수비를 한다. 이 변화는 축구계의 거물, 요한 크루이프가 주창했던 토탈 사커 (Total Football)을 떠올리게 만든다.

토탈 사커가 모든 포지션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선수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공격과 수비를 완수했던 것처럼,
현대 NBA 역시 포지션의 경계를 넘어선 토탈 농구 (Total Basketball) 시대로 진입했다.
과거 농구에서 포인트 가드는 패스와 드리블, 슈팅 가드는 득점, 포워드와 센터는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를 수행 했듯이 서로의 영역이 분명했고,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팀플레이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현대 농구는 포인트 가드가 리바운드를 따내고, 센터가 3점슛을 던지며, 스몰포워드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으면서 다재다능함이 기본 소양이 되었고, 더 이상 하나의 기술만 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마무리
NBA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포지션 변화가 이뤄졌고, 이는 경기의 본질 자체를 바꿔놓았다. 이 새로운 흐름 속에서 농구는 더 빠르고, 창의적이며 다채로운 스포츠가 되었다.
농구를 이해하는 열쇠는 이제 포지션이 아니라 역할이다. 과거 전통적 구분부터 현대 농구의 포지션리스까지, 포지션을 이해하면 NBA를 즐기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포지션도, 역할도, 모든 변화는 오직 하나, 승리를 향한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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